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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EPOCH] “청년은 살아있었다” 강제 장기적출 관여한 中 의사 양심고백

지난 7월 31일(현지 시간) 캐나다 토론토에서 정즈 씨가 에포크타임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EPOCH] “청년은 살아있었다” 강제 장기적출 관여한 中 의사 양심고백

 

 

 

 

지난 1994년, 무장한 군인들이 지키고 있는 승합차에 올라탔을 때 의사 정즈(鄭治) 씨는 이후 30년 가까이 고통 속에서 살게 되리라는 사실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정 씨 외 의료진 다섯 명이 추가로 탑승한 뒤, 승합차는 중국 북동부 도시 다롄으로 향했다. 안팎에서 모두 볼 수 없도록 차창은 모두 천으로 가린 채였다.

당시 중국 최대 군병원 중 한 곳의 레지던트였던 정 씨는 다롄 인근의 군 교도소에서 ‘비밀 군사 임무’를 수행 중이라는 것 외에는 아는 게 없었다.

마침내 승합차가 멈춰 서더니 문이 열렸다. 건장한 군인 네 명이 남성 한 명을 실어 날랐다. 남성은 팔다리가 밧줄로 꽉 묶인 상태였다. 정 씨는 남성이 아직 18세도 채 되지 않았고, 그의 장기가 건강하고 신선하다는 말을 들었다.

의사 한 명이 정 씨에게 남성의 다리를 밟고 움직이지 못하게 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이에 정 씨는 발 대신 손으로 다리를 눌렀다. 놀랍게도, 남성의 다리는 따뜻했다. 그건 남성이 살아있다는 의미였다.

의사는 남성의 배를 갈랐다. 다른 의사 두 명이 신장을 꺼냈다. 남성의 다리가 경련을 일으켰다. 남성의 목울대도 움직였다.

곧이어 남성의 눈을 적출하라는 지시가 내려졌다. 정 씨가 남성의 얼굴을 바라본 순간, 크게 뜬 남성의 두 눈과 정 씨의 눈이 마주쳤다.

 

중국에 살던 시기 정 씨의 모습|본인 제공

 

정 씨는 지난달 얼굴과 이름, 신분을 밝힌 채 에포크타임스의 인터뷰에 응함으로써 자신의 실제 경험담을 처음으로 세상에 공개했다. 정 씨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끔찍했다. 그는 나를 똑바로 바라보고 있었다. 눈꺼풀이 움직이고 있었다. 그는 살아있었다”고 에포크타임스에 전했다.

온몸이 떨리고 식은땀이 났다. 자신이 양심수들의 장기를 적출해 판매하는 장기매매 산업의 살인 장치가 됐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은 정 씨는 다른 의사들에게 “나는 할 수 없다”고 거부했다.

그러자 승합차 맞은편에 앉아있던 다른 의사가 남성의 머리를 내리눌렀다. 의사는 남성의 눈꺼풀을 들어 올리고 안구를 각각 잘라냈다.

남성은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시신은 검은 비닐봉지에 담겨 승합차 밖에서 기다리던 군인들에게 넘겨졌고 군인들은 시신을 어딘가로 옮겼다. 승합차는 즉시 다시 군병원으로 돌아갔다.

군병원에 도착하자 다른 의료진이 장기 이식 수술을 위해 기다리는 모습이 보였다.

병원 관계자는 정 씨에게 수술 집도를 명령했으나 충격에 휩싸인 정 씨는 수술을 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 대신 정 씨는 수술 진행 과정을 곁에서 지켜봤다. 이식 수술이 끝난 뒤, 다른 의료진은 고급 레스토랑에 가서 식사를 즐겼다. 정 씨는 한 입도 먹지 못했다. 퇴근 후 귀가한 정 씨는 곧바로 고열에 시달리며 앓기 시작했다.

절망과 두려움, 고통으로 가득 찬 남성의 눈빛은 이후 밤낮으로 정 씨를 괴롭혔다.

“나와 같은 인간, 그것도 어린 생명이 누워 있었다. 청년이 살아 있는 동안 장기가 적출됐다.

 

대만에서 열린 집회에 참석한 파룬궁 수련자들이 중국공산당의 강제 장기적출 수술을 재연하고 있다.|Patrick Lin/AFP via Getty Images/연합뉴스

 

수십억달러 규모의 산업

정 씨가 겪은 경험은 중국 정권의 국가적인 산업인 강제 장기적출이 막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은 때에 일어난 일이다.

강제 장기적출은 곧 수십억 달러 규모의 산업으로 성장했다. 중국공산당은 양심수, 특히 파룬궁 수련자들을 이용해 장기적출 산업 성장에 박차를 가했다. 정 씨가 근무한 심양 항공대군구 종합병원 인근에는 쑤자툰 지하 강제수용소가 위치해 있었다. 그간 많은 내부고발자가 파룬궁 수련자들의 장기를 적출하는 대량학살 장소라고 지목한 바로 그 수용소다. 내부고발자들의 폭로가 국제적으로 논란을 일으킨 후 쑤자툰 수용소는 폐쇄됐다. 그러나 중국에는 여전히 다른 수많은 수용소가 존재한다.

지난 2019년 영국 런던에 설립된 독립법정 중국 재판소는 중국공산당이 양심수를 대상으로 강제 장기적출을 수년간 광범위한 규모로 자행해 왔다고 판결했다. 또 재판소는 파룬궁 수련자가 주요 희생자라고 결론지었다.

미국 의회에서는 중국의 강제 장기적출에 대응하기 위한 움직임이 일고 있다. 미국인들이 중국으로 ‘이식 관광’을 감으로써 범죄에 연루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올해 6월 스콧 페리 미 공화당 하원의원은 ‘파룬궁 보호법’을 발의했다. 해당 법안은 중국의 강제 장기적출에 연루된 개인을 제재하고 미국 입국을 금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나아가 장기이식 분야에서 중국과의 협력을 피하고 다른 동맹국 및 다자 기관들과의 협력을 추구, 중국 정권을 제재하는 방안을 정책으로 삼는다.

같은 달 텍사스 주의회는 텍사스 주민들이 중국 등 강제 장기적출로 얻은 장기를 사용하는 국가의 장기 이식에 연루되는 것을 막기 위한 초당파적 법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그보다 앞선 3월에는 미 연방하원이 99.5%의 압도적인 찬성률로 중국의 강제 장기적출을 중단시키기 위한 특별 법안인 ‘강제 장기 수확 중지법’을 통과시켰다.

 

중국에 살던 시기 정 씨의 모습|본인 제공

 

“신선한 것”

에포크타임스와 처음 만난 지난 2015년 당시 정 씨는 여전히 두려움에 사로잡힌 듯 보였다. 인터뷰가 진행되는 몇 시간 동안 정 씨는 줄곧 안절부절못하면서 일어섰다 앉고 다시 일어서곤 했다. 두 손으로 테이블을 꽉 붙잡기도 하고, 문장 하나를 온전히 한 번에 말하기 어려워했다. “너무 끔찍하다”는 말을 연거푸 되뇌던 정 씨는 청년의 안구를 적출하는 과정을 진술하는 동안 눈물을 참지 못했다.

 

정 씨의 부친 역시 의사(한의사)였다. 중국공산당 수뇌부에 연줄이 있었던 부친 덕분에 레지던트 기간 정 씨의 병원 근무 생활은 평화로웠다.

그러나 승합차 사건 이후 정 씨는 병원을 떠났다. 다른 도시로 향한 정 씨는 그곳에서 소아과 의사가 됐다. 이제는 괜찮을 거라고 스스로를 위안했지만 그것도 잠시, 시간이 지날수록 공포감은 더욱더 깊어져만 갔다.

그러던 중 2002년, 정 씨가 중국군 관계자의 건강검진에 동행하게 됐다. 검진 결과, 군 관계자는 신장이 망가져 이식 수술을 받아야 하는 상태로 확인됐다. 그러자 다른 군 장교가 “최고 품질의 신장을 골라주겠다. 파룬궁 수련자들의 신선한 신장이 있다”고 제안했다.

그때 정 씨는 파룬궁 수련자들이 장기 공급원이라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그리고 중국에서 강제 장기적출이 얼마나 널리 퍼져 있는지도 비로소 알게 됐다.

정 씨는 에포크타임스에 “고위급 관리들은 모두 이 사실을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 중국군 내부에서 강제 장기적출 관행은 공공연히 알려진 사실이다. 정 씨에 따르면, 군은 신속한 장기 이송을 위해 중국 전역에 전용 도로를 신설하기까지 했다. 군병원의 전염병 담당 부서는 장기적출 담당 부서로 변모했다.

정 씨는 “짧게는 1~2주, 길어야 한 달 정도면 조건이 일치하는 장기를 찾을 수 있다”고 했다.

2002년에 검진을 받았던 군 관계자는 정 씨에게 “이식 수술을 받는 게 맞겠냐”고 물었다. 정 씨는 “그건 살인을 저지르는 행위”라고 대답했다. 이 관계자는 이식 수술을 받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후 투석에 의존하다가 3년 뒤인 2005년 사망했다.

이렇게 양심적인 관계자도 있지만, 중국 엘리트 지도부이자 중국 권력의 핵심인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정 씨에게 훨씬 더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려줬다.

정 씨의 지인이었던 해당 위원회 관계자는 “중국 후베이성 공안국 뒤뜰 아래에는 구금된 파룬궁 수련자들로 가득 차 있고, 그중에는 미성년자도 있다. 나도 그곳에 가봤다”고 전했다. 파룬궁 수련자들이 장기의 대량 공급원이라는 의미였다.

국제 의료윤리 협회 ‘강제 장기적출에 반대하는 의사들(DAFOH·Doctors Against Forced Organ Harvesting)’의 토르스텐 트레이 상임이사는 2002년 즈음에는 이미 중국에서 강제 장기적출 관행이 널리 퍼져 있었다고 진단했다.

트레이 이사는 에포크타임스에 보낸 성명서를 통해 “(그로부터) 20년이 넘게 지났다. 중국의 이식 시스템은 21세기에 알려진 다른 어떤 일보다도 훨씬 더 많은 반인륜적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 국제사회의 대응은 어디에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지난 1992년 촬영된 중국 인민해방군 다롄약학전문대 졸업사진 속 정 씨(왼쪽 상단에서 일곱 번째)|본인 제공

선택의 기로에서

이후 정 씨는 국제 사회에 중국의 강제 장기적출 문제를 폭로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갖게 됐다. 결국 2005년 태국으로 탈출한 정 씨는 태국에서 난민 지위를 획득한 후 2007년 캐나다로 이주했다.

지난달 에포크타임스 취재진과 만난 정 씨는 “한동안 무력감을 느꼈다. 내가 한 마디 한 마디 하는 것이 삶과 죽음의 기로에 서는 것과 다르지 않았다. 자칫 잘못 말했다가 어떤 결과를 불러올지 감히 알 수 없었다”고 회상했다.

에포크타임스와 인터뷰를 진행하기 전까지 정 씨는 캐나다에 도착한 뒤 자신의 이야기를 전달할 창구에 대해 오랜 기간 고민했다. 적절한 창구를 선택하지 못하면 강제 장기적출 실태가 제대로 조명받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이에 트레이 이사는 “(에포크타임스를 통한) 정 씨의 증언은 중국의 야만적인 행위를 이해할 수 있는 토대가 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국제 의료계가 이에 대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 이유는 대체 무엇인가. 세계의사회(WMA), 세계보건기구(WHO)는 뭘 하는가”라고 꼬집었다.

“침묵은 곧 공모인 셈이다.

 

정 씨의 가족사진. 사진 속 왼쪽에서 두 번째 인물이 정 씨다.|본인 제공

 

정 씨는 중국의 보복에 대해 걱정하지 않을 수는 없다고 우려를 표하면서도 자기 자신의 안위보다 장기적출 문제를 알리는 것이 더욱더 중요했다고 전했다.

“사람을 학살하고 장기를 훔쳐서 돈벌이를 하는 범죄를, 나는 양심을 가진 자유 국가에 사는 사람으로서 침묵할 수 없었다.”

중국공산당이 무너지고 심판을 받게 되는 날, 증인석에 서는 것이 정 씨의 꿈이다.

“정의가 악을 이길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에바 푸(EVA FU)
*황효정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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