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인(隐忍)의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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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인(隐忍)의 지혜

 

 

 

** 은인(隐忍) : 밖으로 드러내지 아니하고 마음속에 감추어 참고 견딤

 

 

겨울은 참고 인내하는 계절이다. 겨울은 사람들에게 "보검은 거친 연마를 통해 다듬어지며, 매화 향기는 찬 바람을 맞으며 피어난다(宝剑锋从磨砺出，梅花香自苦寒来)"는 현명하고도 이성적인 내포와 함께 다가올 완연한 봄 날의 의미를 일깨워준다.

 

은인(隐忍)의 계절 겨울은 사람들로 하여금 참을 '인(忍)'에 대해 재고하게 한다. 어떤 이는 "참을 인(忍)자는 칼로 마음을 베어 내는 것"이라 인식한다. 이는 사실 아주 작은 범위의 인내이자 잘못된 인식으로서 참을 '인(忍)'자에 대한 진정한 의미와 내포를 깨닫지 못한 것이다. 참을 '인(忍)'자는 "전쟁을 평화로 대체하는" 주동적인 행위로서 고상한 수양과 겸허한 자태로 주위 일체를 선해(善解)한다.

 

참음은 일종의 경지다. 물(水)의 품격, 덕성과 비슷하다. 노자의 '도덕경'에는 "물은 만물을 이롭게 하지만 다투는 일이 없고, 사람들이 싫어하는 곳에 머문다. 그러므로 도(道)에 가깝다. 상서로운 지역이 살기에 좋고, 못같이 깊은 마음이 좋고, 어진 친구가 좋고, 진실한 말이 좋고, 바른 정치가 좋고, 일에 재능이 있어 좋고, 때를 알고 움직임이 좋다. 이렇듯 다툼이 없으면 잘못되는 일이 없다."고 설명하고 있다. 다시 말해서 물은 만물을 이롭게 하지만 만물과 다툼이 없고 사람들이 꺼리는 곳에 머물지만 말이 없어 도(道)에 아주 가깝다는 것이다. 물은 만물의 근본이다. 만물을 윤택하게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높은 곳으로 흘러야 함을 주장하지 않는다. 물은 일체를 포용한다. 모든 것을 가슴에 품고서 깊고 박대한 흉금으로 포용한다. 물이 모여 강이 되고, 강이 모여 호수가 되며, 호수가 합쳐 바다가 되듯이 사람은 마음을 열고 어질고 자애롭게 살아야 함을 깨우쳐 주고 있다. 물은 투명하다. 일체를 드러냄으로서 당신으로 하여금 완전히 신뢰하게 한다. 물은 공정하다. 어떤 그릇에 담아 놓아도 기울어지지 않고 평평하다. 물은 강인하다. 어떠한 굴곡진 난관에 직면해도 어려움을 극복하고 자신의 사명을 완수하도록 운명지어져 있다. 물은 네모난 상대에겐 네모나고 둥근 상대에겐 둥글다. 물은 이렇듯 만물과 다툼이 없기에 어떠한 번뇌도 없다. 때문에 참을 '인(忍)'은 박대하고 포용하며 투명하고 다툼이 없어 모든 것을 꿰뚫어 보며 융화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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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음은 또한 모든 성공의 근본이다. "한신이 사타구니를 기어나가다"라는 전고(典故)는 지금도 사람들에게 교훈을 주고 있다. 오래 전 중국 회음현의 한 푸줏간집 젊은 이가 "네가 비록 키도 크고 보검을 차고 다니나 필경은 겁쟁이"(사기, 회음후 열전)라며 한신을 모욕하고는 "용기가 있다면 내 머리를 베어 보라. 만약 두렵다면 내 사타구니 밑으로 기어나가라"(사기, 회음후 열전)고 소리쳤다. 한신은 젊은이를 한동안 주시하다 천천히 몸을 굽혀 정말로 그의 사타구니 사이로 기어나갔다. 이 광경을 지켜본 거리의 모든 사람들은 한신을 나약한 겁장이라며 비웃었다. 그러나 사실은 그렇지 않다. 한신은 원대한 포부가 있었기에 필부처럼 만용을 부려 다투지 않았고 살인도 면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는 용량이 아주 커야만 가능한 견인불굴한 의지의 체현으로 바로 한신에게는 천하에 참을 수 없는 굴욕을 참아 낼 수 있는 큰 도량이 있었기 때문에 그렇듯 큰 일을 해낼 수 있었다는 것을 설명한다. 나중에 그는 유방의 대장군이자 국가의 동량으로 장량, 소하와 함께 '한초(漢初)의 3걸'이라 불리게 된다.

 

은인(隐忍)은 사람의 마음을 아름답게 변화시킬 수 있다. 그는 당신의 모든 영화가 다 사라진 후에도 새로운 항로로 나아가게 해줄 원동력이다. 그것은 구름이 낮게 드리운 강에 일엽편주(一葉片舟)를 띄워 빗소리를 듣는 고즈넉함이자, 정처없는 방랑길에서 유유자적 일월성신(日月星辰)을 감상하는 소탈함이며, 소란스런 속세에서 당신이 찾고자 했던 바로 순수한 그 마음의 등불이다. 은인(隐忍)은 당신의 마음을 가볍게 흔들어 모든 희로애락을 겪게 한 뒤 인생은 '山重水复疑无路，柳暗花明又一村(산 넘고 물 건너 갈 길을 잃던 차, 홀연 버들 우거지고 꽃이 활짝 핀 시골마을이 눈 앞에 나타나네)'임을 깨닫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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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장춘몽(一場春夢)이라. 흐르는 구름처럼 변화무쌍한 인생은 예측할 수 없는 꿈과 같다. 만약 은인(隐忍)하고 마음을 넉넉하게 유지할 수 있다면 필연 천지만물의 오묘한 이치를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가을이 가면 겨울이 올 것이고 시간은 홀연히 사라지겠지만, 역사는 은인(隐忍)하는 흉금을 역사의 긴 강기슭에 머물고 있는 사람들에게 남겨 주었다.

 

유구한 역사, 시간은 계곡을 뛰어 넘는 백마처럼 쏜살같이 사라진다. 너른 사막에 한 줄기 연기가 피어 오르듯, 잔설에 비친 석양을 바라보듯, 조용히 관조하며 덧없음을 느끼노라면 마음은 이미 세상의 이치를 담고 있다. 이것이 바로 은인(隐忍)의 지혜와 경지이다.

 

글쓴 이 / 쇼위(萧玉)

 

 

 

원문: http://epochtimes.com/gb/10/12/21/n3119420.htm